북한 조선중앙TV는 8월 22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군인들의 희생을 다룬 영상을 늦은 시간까지 거의 종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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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작년 10월 격전지 쿠르스크 전장에 배치된 이후 북한군의 실제 전투 장면과 희생된 동료들 시신을 수습하며 눈물 흘리는 모습, 무인기 공격에 맞서 포를 발사하고 적진을 폭파하거나 전차를 파괴하는 장면 등을 담고 있다.
영상은 특히 자폭한 병사들의 실명과 나이, 자폭 당시 상황도 자세히 소개했다.
북한군 리광은(22)은 부상당한 자기를 구하러 오던 전우들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쓰러지자 자폭을 결심하고 수류탄을 터트렸으나 왼쪽팔만 떨어져나가자 오른손으로 다시 수류탄을 들어 머리에 대고 자폭했다.
림홍남(20)은 통로개척 임무를 받고 지뢰해제 작업을 하다 습격 개시 시간이 임박하자 육탄으로 통로를 개척하고 ‘장렬하게 전사’했고 윤정혁(20)과 우위혁(19)은 전사한 전우들의 시신을 구출하던 중 적에 포위되자 서로 부둥켜 안고 수류탄을 터트려 자폭했다.
팔과 다리를 다친 박충국(18)은 자기를 구하러 오던 전우들이 우크라이나군의 화력에 쓰러지자 “오지 말라”고 소리치며 수류탄을 터트려 자폭했다고 한다.
영상은 나레이션과 함께 방영됐다.
“9일 간 식량도 탄약도 떨어진 고립무원 상황”이라는 나레이션이 나올땐 초점 없는 눈으로 벽에 기대어 있는 젋은 병사 얼굴이 화면에 클로즈업됐고 “손에 안테나를 쥐고 포화 속을 7시간이나 누비며 지휘 통신을 보장한(담당한) 결사의 정신도 승리의 전투 기록장에 올랐다”는 나레이션이 나올때는 실제 통신병으로 보이는 병사의 활동 모습이 방영됐다.
나레이션은 전장을 “적의 포탄이 우박처럼 쏟아지고 무인기들이 벌떼처럼 날아드는”이라고 묘사했고 화면에 무인기 장면이 여러 번 나왔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영상은 북한군이 파병을 위해 줄지어 떠나는 뒷모습부터 현지 적응 훈련과 전투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카메라에 담은 모습이었다.
부상당한 북한군 병사들이 전장에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근접 촬영한 장면도 포함됐다.
파병 결정과 함께 주민들에게 파병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영상 제작 등을 염두에 두고 관련 인원을 함께 파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군 희생과 활약 모습을 영상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긴박한 전장에서도 촬영을 계속했고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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