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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는 K팝이 하나의 음악 장르를 넘어, 전 세계가 공유하는 문화적 언어와 미학으로 자리 잡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해 이었다. 뉴욕타임즈(NYT)는 그 세계적 이룸과 앞날의 전망을 ‘2025년, K팝은 자기 안의 악마들과 싸웠다’라는 제목으로 지난 12월 25일자에서 심층적으로 보도했다. 다음은 뉴욕타임즈 기사 주요 내용이다.
2025년은 K팝이 세계적 대중문화의 정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내부 모순과 한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해였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KPop Demon Hunters(케이팝 악마 사냥꾼)’는 K팝을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은유로 풀어내며, 넷플릭스 역사상 최다 시청작이자 글로벌 차트 정상을 휩쓴 콘텐츠가 됐다. 이는 K팝이 하나의 음악 장르를 넘어, 전 세계가 공유하는 문화적 언어와 미학으로 자리 잡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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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화려한 성공 이면에서는 산업으로서의 K팝과 예술로서의 K팝 사이의 긴장이 본격적으로 표면화됐다. 그 핵심 사례가 뉴진스(NewJeans, 한국 걸 그룹)와 소속사 어도어(Ador, 한국 연예기획사), 그리고 모기업 하이브(Hybe, 한국 연예기획사) 사이의 법적 분쟁이다.
최근 몇 년간 가장 혁신적인 그룹으로 평가받던 뉴진스는 계약 해지를 시도했으나, 한국 법원은 계약의 유효성을 인정했고, 뉴진스 그룹 활동은 사실상 중단 상태에 놓였다. 일부 멤버 복귀 소식이 전해졌지만 완전체 활동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 사태는 K팝 산업이 창의성과 자율성을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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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은 지난 10여 년간 세계 팝 시장에서 경쟁자들을 앞서는 혁신으로 영향력을 확장해 왔지만, 그 기반은 소수 대형 기획사가 주도하는 고도로 규율된 시스템이다. 이 구조는 효율적이지만, 뉴진스처럼 독창성을 핵심 동력으로 삼은 그룹에게는 근본적 제약으로 작용했다. 2025년은 이러한 구조적 긴장이 더 이상 가려질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 해였다.
한편, K팝의 글로벌 영향력은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BTS의 군 복무 종료와 향후 복귀는 산업에 막대한 수익과 관심을 불러올 전망이지만, 그들의 영향력을 동일한 규모로 재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신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가 제작한 다국적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처럼, 영어권을 중심으로 K팝의 형식을 변주한 프로젝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캣츠아이는 K팝의 규범을 따르면서도 욕설, 혼란스러운 무대 연출, 대담한 이미지 등 기존 관습을 벗어난 요소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한 K팝 스타들과 서구 팝 아티스트 간의 협업은 뚜렷한 흐름이 됐다. 블랙핑크(Blackpink) 그룹의 로제(Rosé,)와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협업곡을 비롯해 다수의 크로스오버 프로젝트는 K팝이 하나의 완결된 장르라기보다, 다른 장르와 결합하는 출발점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애플 TV의 ‘KPopped’처럼 서구 팝과 K팝을 결합하는 포맷도 이러한 흐름을 제도화하고 있다.
결국 2025년의 K팝은 전례 없는 세계적 가시성을 확보했지만, 동시에 산업적 규모 확대와 예술적 혁신 사이의 균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뉴진스 사태의 귀결은 K팝이 미학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인지, 아니면 규모와 통제를 우선하는 산업 논리를 강화할 것인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뉴진스 그룹은 지난 해 12월 29일 멤버 중 한 명인 다니엘이 그룹에서 이탈하기로 결정하고 그룹을 떠남에 따라 균열이 갔다. 이에 따라 그룹 뉴진스의 ‘5인 완전체’ 복귀는 무산됐다. 소속사 어도어는 지난달 12월 29일 입장문을 내고 “다니엘의 경우 뉴진스 멤버이자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로 함께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금일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다니엘에 대한 계약해지 통보는 멤버들이 전원 복귀 의사를 밝힌 것과 반대되는 결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 ‘KPop Demon Hunters’는 2025년 개봉한 미국 애니메이션 뮤지컬 도시 판타지 영화로, 매기 강(44, Maggie Kang, 한국 명 강민지, 카나다 교민)과 크리스 애펄핸스가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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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넷플릭스를 위해 제작한 이 작품에는 켄 정, 아덴 조, 안효섭, 메이 홍, 유지영, 김윤진, 다니엘 대 김, 이병헌 등이 목소리 연기로 참여했다. 영화는 악마 사냥꾼이라는 이중의 삶을 사는 K팝 걸그룹 헌트릭스(Huntrix)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악마들로 이루어진 라이벌 사자 보이즈(Saja Boys, 한국 소년 그룹)와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KPop Demon Hunters’는 감독 매기 강이 자신의 한국적 정체성에서 영감을 받아 이야기를 만들고자 한 열망에서 출발했으며, 한국 신화와 악마학, K팝 요소를 결합해 시각적으로 독특하고 문화적 뿌리가 분명한 작품으로 구상됐다.
‘KPop Demon Hunters’는 2025년 6월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시청된 오리지널 작품으로 총 3억 2,500만 뷰를 기록했다. 미 유력 주간지 타임은 2025년 ‘올해의 돌파작’으로 소개했다.